[물건이야기]자연의 선물 ‘소프넛’

활동가 파송송
2021-12-02
조회수 413

Simple Green Cleaning

Skip the toxic chemical and Plastic packaging

-권귀영<프레시버블 대표>


 

건조한 계절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지인에게 ‘소프넛’을 소개하니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이 열매를 보았다면서 먼저 반갑게 알은 체를 해 주셨다. 갠지스 강에서 원숭이가(!) 이 소프넛으로 머리를 감고 있는 걸 보았다고 말이다. 고구마를 씻어 먹는 원숭이 녀석까지는 들어본 적이 있는데 소프넛으로 털을 관리하며 몸을 단장하는 그런 특별한 원숭이가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인도나 네팔 사람들에게 갠지스 강변에 원숭이가 앉아 있는 풍경처럼 오래되고 익숙한 열매가 소프넛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아유르베딕 의학에서 헤어케어와 습진, 건선 등의 다양한 피부질환 완화에 사용된 소프넛은 인도 네팔 뿐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인도, 중국, 일본 및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에서 세탁 및 모발세정, 트러블이 있는 피부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소프넛의 다른 이름 ‘무환자(無患子)’는 질병이나 우환이 없다는 뜻이며 산스크리트어로 소프넛은 아리슈타카(Arishtaka)로 악한 요소를 막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열매의 핵심 성분은 클렌저로 작동하는 사포닌이다. 다른 과일이나 채소에도 종종 사포닌 성분은 포함되어 있으나 소프넛은 다른 작물들과 사포닌 함량 면에서 월등함을 보인다. 소프넛에 풍부한 사포닌이 세정의 핵심인 계면활성제로 작용하여 물의 표면 장력을 깨고 지방성분의 오염물질을 부드럽게 분리해내어 세정이 이루어진다. 현대의 생활은 의식주 전반에 걸쳐 수 많은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있다. 특히 세정의 영역에서 접하는 화학물질들은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으로 직접 흡수될 수 있어 직접적 또는 잠재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소프넛은 이러한 화학 제품들에 대한 완전히 자연스럽고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소프넛은 세탁, 설거지, 욕실청소, 세차, 유리세정 및 표면이 매끄러운 물건들의 광택용도 등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청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인공 발포제가 포함된 상업용 화학세제와 달리 소프넛은 많은 거품을 만들어내지 않으나 높은 세정효율을 가지고 있어 세탁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섬유의 구조와 색을 잘 보존한다. 어떤 합성화학잔류물도 남기지 않기에 피부가 연약한 사람들이나 어린이의 옷, 천기저귀 세탁에도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다. 헹굼 사이클 동안 방출되는 사포닌은 섬유유연의 효과를 낸다. 잔류물을 남기지 않으면서 섬유를 부드럽게 살려주어 탈수 전에 열매를 미리 꺼낼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약산성인 소프넛을 이용하면 물세탁이 가능한 동물성 섬유인 울이나 실크, 패딩류도 집에서 손쉽게 세탁이 가능한데 세탁 후에는 따로 유연제를 넣지 않아도 섬유가 가진 고유의 볼륨이 부드럽게 살아난다.

 물온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세탁에 이용하는 소프넛은 수 회 재사용이 가능하여 매우 경제적이다. 또한 헹굼이 빨라 에너지와 물, 시간이 절약되고 화학 잔여물이 없어 세탁조 청결유지 관리도 수월하다. 

 

 소프넛은 피부와 모발에 클렌징과 연화 효과를 제공하여 비누, 샴푸로 수 세기 동안 사용 되어 왔다. 세정력과 안전성 조건을 만족시키며 가공 없이 자연물 자체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천연클린뷰티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소프넛에서 추출한 액상은 자연적으로 저자극성이며 필수지방산이 풍부하여 보습, 항염, 항산화력을 가진다. 피지로 인한 모공의 막힘을 감소시켜 탈모를 예방하고 피부에 수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소프넛은 또한 천연 항균제이므로 인체나 환경에 가혹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박테리아를 억제할 수 있다. 

 

 사람에게 주는 신체적 경제적 이점 외에도 소프넛은 환경적으로도 매력적이다. 소프넛이 열리는 무환자나무는(사핀더스 무코로시 종) 기후조건이 알맞은 곳에서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열매에 포함된 사포닌은 벌레들이 싫어하는 천연 살충 성분이기에 별도로 비료나 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 히말라야 산맥의 발치에서 자라는 나무는 성장하면서 공기 중에 배출된 탄소를 상쇄하고 열매는 가공 없이 그대로 사용하기에 상품화되기 위한 합성과정에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의 소모가 없다.

 태고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라 열매를 맺고 사용 후에는 생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소프넛은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세제이다. 친환경이 험난하고 유별난 카테고리가 아니라 나무가 자라 듯 자연스럽고도 물 흐르듯 효율적이며 내 몸과 마음 또한 편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소프넛, 사랑스럽지 않은가. 이 사랑스러움을 공유하기 위해 소프넛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끼는 사람들에게 낯선 이 열매를 권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소프넛 활용팁>


 소프넛은 물을 만나면 세정성분인 사포닌을 내어 놓는다. 합성세제는 오염의 정도와 크게 상관없이 일정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프넛은 합성세제와 달리 액상의 농도를 조절해서 원하는 만큼의 세정력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소프넛을 반드시 끓이거나 흔들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번잡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추출방법은 선택의 문제이다.


1.세탁에 이용하기

오염도에 따라 소프넛의 개수를 가감하여 세탁에 이용한다. 

단백질 얼룩 등은 과탄산 등으로 애벌하고 소프넛을 주머니에 담아 세탁조에 세탁물과 함께 넣는다. 오염이 심하거나 유연효과를 높이고 싶으면 열매를 추가하면 된다. 울세탁의 경우 일반 세탁시보다 열매를 많이 넣어줄수록 섬유 고유의 볼륨이 잘 살아난다. 

  단, 열매를 너무 많이 넣으면 특유의 잔향이 남아 헹굼을 추가해야 하니 유의할 것. 


2.설거지에 이용하기 

 

기름제거에 탁월한 소프넛으로 잔여물 없는 안심설거지가 가능하다. 소프넛 설거지는 거품을 문질러 그릇을 닦는 방법보다는 소프넛을 적당량 우려 낸 설거지볼에 그릇을 담가 물로 닦아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소프넛 액상은 닦아 낸 오염물질이 그릇에 다시 들러붙는 재오염이 없다. 설거지볼에 적정농도로 액상을 우려내면 많은 설거지가 가능하고 헹굼이 빨라 물 사용량이 일반 설거지에 비해 현저히 적다.   

  소프넛 설거지는 그릇의 오염도에 따라 액상의 농도를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다. 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은 차를 우리는 것과 비슷하다. 같은 물의 양, 온도, 수압이라면 열매의 개수 또는 흔들거나 눌러 가하는 물리력에 따라 우리는 시간은 짧아지고 같은 양의 열매라면 우리는 시간과 온도에 따라 액상의 농도가 달라진다. 소프넛 한 알이 가지고 있는 사포닌의 양은 한정되어 있기에 그 사포닌을 높은 온도의 물에 넣어 빠르게 많은 양을 뽑아 사용하거나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여러 번에 나누어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설거지의 경우 적정액상의 농도는 그릇의 오염이 잘 제거되느냐 아니냐로 판단하며 농도가 모자란 경우 그릇에 기름기가 남아있거나 비린내가 날 수 있으니 적정농도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이 소프넛 설거지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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